기업 간 MOU의 법적 구속력 여부

기업 간 협업이나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자주 등장하는 문서가 바로 MOU(양해각서, Memorandum of Understanding)입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MOU는 계약서처럼 법적 효력이 있나요?” “상대방이 MOU를 어겼는데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할까요?”라고 궁금해하시죠.

오늘은 MOU의 법적 구속력 여부와 실제로 분쟁이 생겼을 때 법적으로 어떤 대응이 가능한지까지,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 1. MOU(양해각서)란 무엇인가?

1) 기본 개념

MOU는 “서로 협력할 의사나 향후 계약 체결의 방향성을 확인하는 문서”입니다.
즉, 정식 계약서 전에 서로의 의사를 확인하고 기본 원칙을 합의하는 일종의 약속서입니다.

예를 들어,

  • 공동 연구 개발 추진,

  • 투자 또는 기술 제휴 검토,

  • 사업 협력 검토 등을 위해 주로 체결됩니다.

2) 법적 성격

MOU는 법률적으로 계약(Contract)이라기보다,
“향후 협의를 전제로 한 사전 합의문”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에는 법적 구속력이 제한적입니다.



| 2. MOU의 법적 효력은 언제 인정될까?

MOU는 원칙적으로는 단순한 ‘합의의 문서’이지만, 경우에 따라 법적 효력이 인정될 수도 있습니다.

1) 단순 의사표시 단계인 경우 – 구속력 없음

MOU에 “향후 협력 방안을 검토한다”, “추후 세부 계약을 체결한다”와 같은 표현이 있다면,
이는 단순히 협력 의사를 표명한 것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계약 체결 의무나 손해배상 책임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즉, 아직 구체적인 조건(가격, 기간, 역할, 의무 등)이 확정되지 않았다면, 법원은 이를 ‘비구속적 문서’로 봅니다.

2) 구체적인 의무나 조건이 명시된 경우 – 계약으로 인정 가능

반면 MOU에

  • 금전 지급 의무,

  • 일정 기간 내 사업 수행,

  • 독점 협력 조건,

  • 구체적 일정 및 성과 의무
    등이 포함되어 있다면, 그 부분만큼은 계약적 효력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즉, MOU라도 실질적으로 계약의 요건(청약과 승낙, 목적, 대가 등)을 갖추고 있다면, 법원은 이를 계약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 3. 법원 판례로 본 MOU의 효력 판단 기준

실제 법원은 MOU가 단순한 합의문인지, 계약으로서 효력이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구분합니다.

1) 단순 합의로 본 사례

  • “협력 방안을 검토하기로 한다”, “추후 계약 체결을 논의한다” 등 구체적 의무가 없는 문구만 있는 경우
    → 법원은 법적 구속력 부정

2) 계약으로 본 사례

  • MOU 내용에 “A사는 B사에 기술 데이터를 제공하고, B사는 개발비 1억 원을 지급한다” 등 구체적인 교환관계(대가관계)가 명시된 경우
    → 법원은 계약으로 인정하고 손해배상 책임 인정

즉, MOU의 제목이 아니라 내용의 구체성이 법적 효력 판단의 핵심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 4. MOU 작성 시 반드시 유의해야 할 사항

1) 법적 구속력이 없는 것을 명시

MOU에 다음과 같은 문구를 명시하면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본 MOU는 상호 협력의 의사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법적 구속력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이 문구가 포함되어 있으면, 향후 상대방이 “계약을 위반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어렵습니다.

2) 구체적인 조건은 별도의 계약서로 체결

MOU는 방향성만 정하고, 실제 금전 거래나 의무가 있는 부분은 반드시 정식 계약서로 따로 체결해야 합니다.

3) 문서에 포함된 조항의 표현 주의

“협력하기로 합의한다”, “이행한다” 같은 표현은 법원이 계약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협력을 검토한다”, “논의할 예정이다” 등은 비구속적 표현으로 안전합니다.



| 5. MOU 위반 시 가능한 법적 대응과 한계

MOU가 단순한 양해 수준이라면, 상대방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법적으로 강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계약 의무가 포함되어 있다면 다음과 같은 법적 대응이 가능합니다.

1)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민법 제390조)

MOU에서 금전 지급, 납기 준수, 독점 계약 등의 구체적인 조항을 위반한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손해배상 청구 가능

2)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 (민법 제2조 제1항)

MOU를 체결해 상대방에게 신뢰를 부여하고 투자나 준비를 유도한 뒤 일방적으로 파기한 경우
→ 법원은 이를 신의칙 위반에 따른 불법행위(민법 제750조)로 판단해 배상 책임을 인정하기도 합니다.

3) 형사적 처벌 가능성은 낮음

MOU는 주로 민사적 분쟁의 대상입니다.
다만, 상대방이 고의로 기망(사기)하거나 허위 사실로 유도한 경우,
형법 제347조(사기죄)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MOU를 체결하고 상대 기업으로부터 기술자료를 받은 후 실제로 이용해버린 경우,
이는 영업비밀 침해(부정경쟁방지법 위반)사기죄로 형사 고소가 가능합니다.

Previous
Previous

납품 불량으로 인한 계약해제 요건

Next
Next

하청업체의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한 신고 절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