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중 한 명이 부모 간병 책임을 떠넘길 때: 관련 법률과 대응 방법

Jul 15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부모님의 병환이나 노후 돌봄에 대한 문제가 형제자매 사이의 갈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병은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정신적,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한 명에게 과도한 책임이 집중되면 분쟁이 생기기 쉽습니다. 특히 형제 중 누군가는 아무런 도움 없이 책임을 회피하거나, 경제적 지원조차 하지 않을 때 갈등은 법적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부모 간병 책임을 둘러싼 법적 원칙, 그리고 책임 회피 시 취할 수 있는 법적 대응 방법까지 자세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 부모 간병 책임, 자식 모두에게 있나요?

간단히 말씀드리면 네, 있습니다.
우리 민법은 자녀들에게 부모를 부양할 의무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민법 제974조 (부양의무자)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는 상호 부양의무가 있으며,
자녀는 부모를 부양해야 할 법적 책임이 있습니다.
즉, 형제자매 모두가 똑같이 부양의무자이며,
그 중 누가 먼저 간병을 시작했는지는 법적 의무를 면제하는 사유가 아닙니다.

| 현실은 한 명만 간병… 법적 해결은 가능한가요?

부양의무는 형제자매 모두에게 있지만, 현실에서는 경제력이나 거주지 문제로 인해 특정 자녀에게 부담이 집중되곤 합니다. 이럴 때 다른 형제자매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한다면, 법적인 조치를 통해 비용 분담을 요구하거나, 간접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1. 부양료 청구 소송 가능

민법 제975조에 따라,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는 형제에게는 부양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직접 부모를 간병하고 있는 자녀가
다른 형제를 상대로 “경제적 부담의 일부를 나누어달라”고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것입니다.
법원은 양측의 소득, 재산, 간병의 정도, 가족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액을 산정합니다.

2. 부모가 직접 부양청구 가능

부모 본인이 다른 자녀에게 부양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소송이 가능하며, 현실적으로는 자녀 중 한 명이 부모를 대리해 소송을 진행하는 방식도 허용됩니다.

| 부모 간병 관련 갈등이 상속에도 영향이 있을까요?

1. 기여분 제도 활용 가능 (민법 제1008-2조)

한 자녀가 장기간 간병과 생계를 도맡았다면,
향후 부모가 사망했을 때 기여분 제도를 통해 상속 지분을 더 많이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기여분은 상속인이 공동 상속재산의 유지·증식에 특별히 기여했을 경우
법정 상속분을 초과해 더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한 제도입니다.
장기간 간병, 병원비 부담 등은 기여분의 중요한 인정 사유입니다.

2. 간병 없이 상속만 받으려는 형제에 대한 대응 가능

간병을 회피하면서 상속만 요구하는 형제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기여분 주장 외에도 상속재산 분할 조정 절차에서 형평성을 따져볼 수 있습니다.

| 부모 간병을 고의적으로 회피하면 처벌받나요?

법적으로 부양의무를 고의적으로 방기했을 경우,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 사례는 드물지만, 극단적인 상황(예: 방치, 학대)에서는 처벌이 가능합니다.

1. 유기죄 적용 가능 (형법 제271조)

간병이 절실히 필요한 부모를 의도적으로 방치하거나 유기했다면, 형법상 유기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유기죄: 보호할 법적 의무가 있는 사람을 버리는 행위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

2. 학대, 방임 등이 동반될 경우

만약 부모가 적절한 간병 없이 방치되어 건강 악화, 상해, 사망 등에 이르렀다면,
해당 행위는 노인복지법 위반, 아동·노인학대 관련 법률 위반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유빈 전